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드는 느낌과 목소리 그리고 눈빛은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그 사람과 함께 한 시간이 즐겁고 행복했다면 첫 기억은 더욱 오래 남아 기쁨이 됩니다.

<살롱_낯선>은 문화기획학교의 첫 번째 교육장 프로그램입니다. 우리는 6월 14일 오후 7시에 처음 모여 두 시간 남짓한 시간을 함께했습니다. 미처 다 나누지 못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고 싶고, 그동안 편했던 것을 불편하게 느끼고 싶은, 그래서 조금 더 잘 살고 싶은 우리가 모였다는 사실 자체가 기뻤습니다.

도시갤러리 큐레이터 및 시장과 문화컨설팅단장을 역임한 이광준 선생님이 우리의 첫 번째 낯선 강사가 되어주셨습니다. 유럽 특히 영국과 스페인에서 시장의 최신 사례를 뽑아, 한국과 그곳 시장의 환경적 공통점과 다른 점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유럽과 한국은 시장을 공공재로 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유럽은 한국과 달리 시장을 예술적으로 적극 활용합니다. 우선 젊은 기획자들에게 시장의 기획·연구를 맡겨 새로운 실험의 장으로 만들어 갑니다. 시장 어린이교육을 하고, 시장 축제를 엽니다. 시장은 접촉면이 많기 때문에 시장인 동시에 예술가들의 무대, 창작 공간으로서 기능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활 밀착형 예술 공간이 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문화기획자는 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할까요? 이광준 선생님은 기획자가 지역 사업이나 시장 사업을 할 때 지역민들에게 “우리가 만든 근사한 기획이 있으니 이렇게 해보세요”하고 말할 것이 아니라, 기획자가 먼저 그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기꺼이 들어가서 손을 잡고 함께 새로운 시장과 공간,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삶과 가까이 있을 때 예술의 가치는 더욱 커집니다. 예고해드린대로 오늘 오후에는 사진작가 박성배 선생님이 커피드립과 함께 작가의 눈으로 본 하동야생차축제, 춘천마임축제에 대해 낯선 이야기를 해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