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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환의 하동편지 제165호 산벚나라
조문환 기자
2014-04-2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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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 없었던 듯이 메일을 보내기가 미안한 밤입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면서, 그리고 실종자들의 빠른 귀환을 빌면서...>

 

 

섬진강 모래가 이사를 간답니다.

하동재첩 원조격인 상저구마을 앞 섬진강에는 오랜 세월동안 모래톱이 형성되어

재첩서식을 방해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나 봅니다.

 

마침 상저구 포구에서 2킬로 정도 상류에 있는 송림공원 백사장은

하상의 변화와 폭우로 휩쓸려가 그 특유의 은빛색상을 잃은 지 오래여서

꼭 황토색처럼 빛바랜 백사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재첩도 잡고 백사장도 넓히고

꿩 먹고 알 먹고 형식이 아니겠는지요?

 

 

올해는 계절이 보름이상 빨리 달리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지리산자락 산벚이 저를 유혹하여 견딜 수 없었습니다.

 

구례와 하동의 경계인 황장산 아래 삼정마을 숲은

꼭 파스텔그림을 펼쳐놓은 듯해 보였습니다.

 

요정이라도 되어 숲 위를 날아다니고

말처럼 뛰어보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산벚나라

 

 

 

사월은 천국이 지상으로 내려오는 날이다

하나님이 천사들과 숲으로 소풍 오시는 날이다

크레파스 가지시고 이 땅에 야외수업 오시는 날이다

 

하나님은 고라니 그리시고 천사들은 양을 그린다

나는 요정되어 고라니와 함께 황장산을 뛰논다.

 

여기가 천국이다

세상도 천국으로 바뀌면 좋겠다

오월도 유월도 하나님이 천사들과 소풍오시면 좋겠다

 



댓글

sola

아름다워요~ 산 벚꽃의 진수는 지리산 벚꽃.. 조개? 진수는 섬진강 재첩이듯이..

2014-04-21 2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