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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에 스노보드 날다. 2009 스노우잼 대회
운영자 기자    2009-12-16 11:15 죄회수  10501 추천수 0 덧글수 1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2009 스노우잼(Seoul Snow Jam)대회 둘째 날. 세계 최대 규모의 상금을 놓고 겨루는 점프대회인 ‘빅 에어 매치(Big Air Match)’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광장 한복판에 설치된 길이 100m, 높이 34m(아파트 13층 높이)의 스노보드 점프대 위에서는 해외 톱랭커 및 한국 국가대표선수 등 총 9명이 토너먼트 형식으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대회 첫날에는 개회식과 더불어 스노우보더와 스키 선수들의 프리스타일 점프와 디제잉, 비보잉이 어우러지는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오후 6시30분. 진행을 맡은 DJ와 B-boy가 음악에 맞춰 랩 하듯 출전 선수를 소개했다. “지금부터 세계 정상급 라이더 9명의 선수를 소개 하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선수, 스위스에서 온 21살의 ‘장 루키 카비젤’ 선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객석에서는 “꺅! 카비젤~ 와!” 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젊은 관객들은 세계유명선수들의 프로필을 사전에 알고 있는 듯,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등장하면 선수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객석에서 봐도 30미터의 스노보드 점프대는 아찔해 보였는데, 출발선에 선 선수들은 긴장을 풀어보려는 듯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거나 음악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며 순서를 기다렸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 경사면을 활강해 내려오며 속도를 낸 뒤 25~30도 각도의 도약대를 딛고 뛰어 올라 공중회전과 보드잡기 기술 등의 묘기를 펼쳤고, 선수들이 빠른 속도로 하늘 높이 솟구칠 때 마다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응원했다. “제가 좋아하는 선수를 광화문에서 만나게 된 것은 행운입니다. 개인적으로 니콜라스 필린(오스트리아)을 좋아하는데, 이번 대회에 꼭 우승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겨울이면 스노보드를 즐긴다는 20대 여성의 말이다.

관중들의 열기가 선수들에게 전해 졌을까? 선수들은 몸을 안 사리고 묘기를 펼쳤다. 공중에서 회전을 하거나 안정되게 착지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고, 행여 넘어지거나 실수가 나오면 안타까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한국대표로 출전한 권대원(31)선수는 핀란드의 스노보드 영웅 야코 루하(27)와 대결했으나 1, 2라운드 모두 착지에 실패해 30점 만점 중 각각 9.3, 10.4에 그쳐 22.4, 24.9를 획득한 야코 루하와는 현격한 실력 차를 보이며 패해 결승진출이 좌절되었다.

어둠속에서 아빠의 어깨위에 무등 태워져서 경기를 보는 아이는 최고의 특석에 자리 잡았다. 아이는 아빠와의 좋은 추억거리 하나가 가슴속에 쌓일 것이다. 선수들의 경기를 초롱거리는 눈으로 바라본 아이는 겨울스포츠 주역의 꿈을 키워가는 또 다른 김연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날, 광화문 광장은 온통 카메라와 캠코더로 멋진 장면을 촬영하려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모두 광화문광장으로 나온 게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로 외국인들도 많았다.

이번 서울 스노우 잼 행사는 서울시민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축제였다. 11일부터 대회가 끝나는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앞은 아마추어 보더들을 위한 스노우보딩 레일과 일반인들을 위한 눈썰매 체험 존인 LG 익스트림 파크(LG Extreme Park)를 운영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도심 속 짜릿한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었다. 도심에서의 눈썰매와 스케이트장은 아이들의 즐거운 놀이터가 되었다.

유로스포트와 ESPN 등 세계 주요 TV 채널을 통해 세계 100개국 이상에 방영되어 경기모습과 함께 경복궁, 광화문, 북악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서울의 전경이 자연스럽게 전 세계에 소개되었다. 2010년과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활동 때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결선에서 아쉬운 고배를 마신 아쉬운 경험을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세계스키연맹이 주관하는 공식적인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대한민국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를 준비된 나라임을 세계만방에 보여준 뜻깊은 대회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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