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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익재칼럼] 대중음악의 주소비층은 여성
오익재 기자    2014-06-05 13:13 죄회수  6435 추천수 3 덧글수 1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스타와 팬 사이의 이성애적 잠재의식이 팬덤을 형성한다. 대중문화는 팬덤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자라기에 대중음악 산업은 탄탄한 팬덤이 없이는 성장하기 어렵다.

아이돌 걸 그룹은 보이 그룹에 비해 이성애 기반 팬덤이 취약하다.

아이돌 걸그룹이 기대하던 팬덤은 10대 소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10대 청소년들은 대중음악보다는 게임에 열중했다. 걸 그룹들은 주로 20대 이상의 성인 남성들이 집중된 군대나 학교, 지자체의 행사 등 한시적인 팬덤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삼촌부대가 팬덤으로 가세하면서 걸그룹은 대중화되었고, 새로운 성장기반이 마련될 수 있었다.  

여전히 대중음악의 주 소비층은 여성이다. 팬덤의 초창기인 조용필의 오빠부대가 이를 입증한다. 아이돌 음악 산업의 생산자인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이러한 대중음악수요에 맞추어 아이돌 보이그룹을 창작하여 1990년대부터 선보이게 되었다. 보이그룹은 보통 12살 정도의 여학생들을 팬덤의 대상으로 삼았다. 오빠부대 팬덤이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팬덤에 남게 되므로 안정적인 시장이 형성되리라는 기대에서였다.

누나부대의 등장

꿈 많던 10대 소녀들은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감정이 메말라 간다고 느낀다. 감정을 체험할 대상을 드라마 등 다양한 대중문화 장르에서 찾는다. 대중가요도 빠질 수 없는 문화적 체험의 소비 대상이다.

오빠부대가 나이를 먹으면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이라 부를 수 있는 연령대의 여성들이 팬덤으로 가세하기 시작했다. 언론은 이들을 누나부대 또는 아줌마 부대라 부르기 시작했다.

많은 여성들은 결혼하면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고 고립감, 소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누나부대는 팬덤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감성을 재발견하고 삶의 활기를 찾았다. 만일 자신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동일한 위치의 여성들이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네트워크 사회에서 여성들은 고립감, 소외감에서 벗어나고자 온라인 공식 팬 카페에 앞 다투어 가입했다. 여성들은 소속감을 느끼며 다시 세상과 소통하며 사회성을 충족할 수 있었다.

여성의 소속욕구는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을 부추겼다. 2009년부터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으로 스타 팬 카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팬 카페는 팬덤이 형상화된 가상사회이다. 팬덤이 대중문화 시장의 상업화와 맞물리면서 팬클럽이 만들어졌다.

팬클럽은 점점 성숙해지면서 대중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변형하고 재창조하는 문화 주체이자 생산 주체로 변했다. 스타 시스템의 안정화, 대중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의 출현과 확산,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팬덤, 특히 여성 팬덤의 확장을 촉진했다. 보이그룹인 2PM의 박재범이 팬 카페에 근황을 전하고, 영화배우 강지환이 팬카페를 통해 음성을 전하는 등 많은 스타들이 팬 카페에 전략적으로 참여하자, 팬 카페는 팬덤의 성지로 변해갔다.

 평균 나이 36세가 된 그룹 god가 원년멤버로 재결성되었다. 소속사인 IHQ에는 소비재 업체를 중심으로 god의 광고출연 문의가 늘고 있다.
ⓒ 벅스뮤직

현재 다음에는 40만개의 팬 카페가 있다. 2014년 5월 31일. 아이돌 보이그룹 빅뱅의 다음 공식 팬 카페 회원수 284,761명이다. 빅뱅, SS501, 슈퍼주니어, 신화창조, 젝스키스, 동방신기, H.O.T 등 아이돌 보이그룹의 다음 공식 팬 카페 회원수는 각각 10만 명에서 5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누나부대"와 "아줌마 부대"로 일컫는 연상 여성 팬덤 현상은 나이다움이 주는 사회적 압력을 극복하고 팬덤을 형성했다. 연상 여성 팬덤은 여전히 나이와 통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에 자신의 팬덤 생활을 드러내지 않거나 나이 문제를 축소시키는 등 매우 특별한 방식으로 팬덤 활동을 한다.

2009년 MBC 스페셜에서는 "아줌마 그에게 꽂히다"(MBC 스페셜-아줌마, 팬덤으로 자아와 소통을 이루다)라는 방송을 통해 아이돌 팬덤이 되면서 긍정적인 삶을 살기 시작한 아줌마 팬들의 변화를 다뤘다.

일상에 찌들어 살아가며 자신을 잃어버린 아줌마들이 아이돌 보이그룹의 팬이 되면서 자아를 찾고 자신의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과정을 보여준 프로그램이었다. 자신 안에 숨겨졌던 감정을 끄집어냄으로서 새로운 긍정의 힘을 가질 수 있었다.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아줌마 팬의 용기는 단순히 자신만을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딸을 변화시켰고, 남편을 긍정의 존재로 바꿨다.

아줌마 팬덤, 누나 팬덤은 대중문화 텍스트를 소비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춘 존재이기에 문화 시장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구매자이다. 누나 팬덤의 덕택으로 보이그룹은 왕성한 소비 욕구를 가진 팬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반면 걸그룹은 폭넓은 대중성을 바탕으로 하여 성장해가고 있다.

팬덤은 어디에나 있다

모든 아이돌 보이그룹의 팬덤이 다음 팬 카페에 모여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즘 급부상하고 있는 아이돌 보이그룹은 엑소(EXO)이다. EXO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12인조 남자 아이돌 그룹으로 다음에 공식 팬카페는 물론 심지어 공식팬클럽도 없다. EXO는 한국과 중국에서 아이돌의 범접할 수 없는 판타지적 이미지를 극대화한 캐릭터로 핵심 팬덤을 확보하고 있으며, 급속도로 팬덤의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 exo초기 멤버 EXO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12인조 남자 아이돌 그룹으로 공식 팬카페는 물론 공식팬클럽도 아직 없다.
ⓒ sm엔터테인먼트

팬덤 현상은 어느 한 가지 영역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팬덤은 매스미디어와 스타기획사에 의해 조종당하는 한 무리의 군중이 아니라, 팬덤문화(fandom culture)의 생산자이자 대중문화의 재창조자이다. 팬덤 문화는 대량 문화자본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연령대와 청소년 발달 단계 이론을 넘어서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팬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팬이 존재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대중문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전에 비해 팬덤 조직은 매우 확장되어 산업과 마케팅의 관점에서도 분석이 필요해지고 있다.

"팬보이"라 불리며 애플을 지지해 오던 연령대는 18~34세 사이였다. 2012년 8월. 영국의 여론조사업체인 유고브는 애플 브랜드 선호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애플의 최대 지지층은 3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올림픽 기간 중 광고영상에서 나이가 많은 남자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브랜드 팬덤에 응답하는 애플의 광고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애플브랜드 팬덤은 전 연령대로 확산될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오익재는 열린 연구소인 한국 커뮤니케이션연구소 //blog.naver.com/skclab 를 통해 마케팅 소통, 미디어, 콘텐츠,대중문화, 저작권 등을 연구하고 있다. 온라인 카페인 "지식재산으로 착한부자되자" //cafe.naver.com/cproperty 는 저작권, 특허, 브랜드, 디자인 등 지식재산을 토대로 창업하거나, 사업, 취업을 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카페이다.

태그  팬덤문화,팬클럽,팬보이,누나부대,오익재 칼럼,오익재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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