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스티벌 즐겨찾기 추가
  • 2024.10.23 (수)
 축제뉴스 축제뉴스전체
[오익재칼럼] 협동조합이 성공하려면
TheFestival 기자    2013-10-14 10:22 죄회수  3688 추천수 1 덧글수 1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협동조합은?
협동조합(cooperative)은 자본주의경제를 보완할 목적으로 결성된 자율적인 경제조직으로 경제적 약자가 서로 협력하여,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공동출자로 설립된다. 협동조합이 주식회사와 다른 점은 자본을 위해 영리(營利)를 목적으로 함께 일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 서로를 위해 함께 일한다는 것이다. 주식회사가 자본주의(資本主義)조직인 반면 협동조합은 인본주의(人本主義)조직을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서구의 협동조합은 자본주의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1844년 영국 맨체스터 인근 로치데일 지역에서 설탕에 모래를 섞어 팔던 악덕 기업주의 횡포에 시달리던 방직공장 노동자들은 1파운드씩 출자해 스스로 설탕을 팔아보려 협동조합을 창업했다. 최초의 근대 협동조합인 ‘로치데일 공정선구자조합’이다. 소비자협동조합으로 시작된 로치데일은 영리를 추구하기보다는 조합원에게 필요한 경제적, 사회적 여건의 개선을 추구했다. 이들은 매년 조합원 총회를 열어 조합을 운영할 이사장, 회계, 총무, 감사 등을 1주 1표가 아닌 1인 1표로 선출했다. 조직의 운영에 필요한 자본은 조합원의 출자로 충당했으며, 출자금에 대한 이자율은 제한했다. 로치데일 협동조합이 추구하던 원칙과 가치는 협동조합의 원칙으로 계승되었다.
현재 협동조합은 세계 각국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스페인의 세계적인 축구팀 FC바르셀로나는 협동조합이다. 바르셀로나는 1899년 팀 창단 초기부터 조합원을 모집해 조합원의 수가 17만명에 이른다. 조합비 150유로(약 21만원)만 내면 전 세계 누구나 2년 동안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조합원은 바르셀로나 홈구장에서 열리는 경기의 입장권을 구입할 때 약 22%를 할인받을 수 있고, 우선권도 보장받는다. 가입한 지 1년이 넘고 18세 이상이면 이사회에 참석할 수 있다. 조합원은 팀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총회에 참석해 연간 보고서, 장기 계획, 예산 등을 1인 1표로 결정한다. 총회에서는 팀을 6년 동안 책임질 회장(구단주)을 선출한다.
미국의 선키스트, 웰치스, 블루다이아몬드 ,AP 통신사 등도 협동조합이다.
선키스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의 6,000여개 오렌지 생산농가가 모여 만든 대표적인 생산자협동조합이다.
1895년 결성된 협동조합의 국제기구인 국제협동조합연맹(ICA)에는 94개국, 249개 조직이 있으며, 140만개 이상의 협동조합에 10억명이 가입되어 있다.

 

협동조합의 협동
협동조합의 기본정신은 협동이다. 협동이 근간이 되는 조직인 협동조합끼리 협동하여 더욱 큰 협동조합 조직으로 발전해 간다.
캐나다의 협동 조합원의 수는 1,800만명에 달한다. 특히 퀘벡주에는 3,300여개의 협동조합이 있으며, 인구의 70%가 협동조합원 이다.
캐나다 퀘벡주의 지역개발협동조합(Regional Development Cooperative: RDC)은 협동조합 창립을 돕는 협동조합이다. 퀘벡 주의 RDC들은 네트워크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협동조합 창업을 지원한다. RDC의 운영자금은 주정부 예산과 서비스 수익, 회비 등으로 충당된다. RDC는 10년간 1만1000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었다.
퀘벡주의 신용협동조합인 데자르댕은 캐나다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데자르댕의 2011년 기준 자산은 1,900억달러(203조원), 1년 순이익은 17억달러(1조8000억원)이다. 퀘벡주 앰뷸런스노동자협동조합인 세탐은 데자르댕으로부터 자금을 얻어 창업했다.
이탈리아 볼로냐에는 지역사회 안에서 다양한 이종 협동조합들이 네트워크나 컨소시엄을 형성해 생산·소비·금융·교육 등 지역주민의 전반적인 경제생활에 기여한다. 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주에는 협동조합이 8,000여개에 이른다.
‘협동조합들의 협동조합’으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레가코프는 회원인 협동조합들을 대변하고 지원하는 조직으로 1만5200개 이상의 소매·건설·제조·서비스·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협동조합이 가입해 있다. 레가코프는 협동조합 간의 네트워킹, 신규 설립 협동조합 창업 인큐베이팅, 지자체와 정부를 상대로 한 협동조합 대변 등 정부 지원 이외의 부분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1956년 스페인 바스크 지역에 세워진 몬드라곤은 금융, 제조, 유통, 지식부문에 속한 260여 협동조합 기업으로 이루어진 협동조합의 연합체이다.

1956년 창업초기부터 지금까지 몬드라곤의 1차 목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이 목표를 위해서 몬드라곤은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내고 있다.
조합원 어느 누구라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업을 할 수 있으며 제도적으로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보다 헌신적인 사람, 보다 자발적인 사람, 보다 능력 있는 사람이 자신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려고 창업한다.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창업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좋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몬드라곤이 지향하는 목표다.

 

우리나라의 협동조합은?
서구식 협동조합과는 다르지만 상부상조를 위한 협동조직은 품앗이라는 관습에 의해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16세기 초에 시작된 향약(鄕約)은 조선시대 향촌 사회의 자치규약으로, 상부상조의 ‘계’조직을 흡수하여 소농민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데 주안점을 둔 경제적상부상조를 위한 신용협동조직의 일종이다.
근로자 협동조직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 두레는 상호부조·공동오락·협동노동 등을 목적으로 한 마을·부락 단위 조직이다. 두레는 마을의 모든 농민이 그 마을의 경작을 위해 일제히 조직적으로 집단작업을 하는 조직이며, 각 집의 경지면적과 노동력에 따라서 나중에 임금을 결산하여 주고받았다. 조선시대 후기에 이앙법이 보편화되면서 정착되었다가 일제 강점기에 사라졌다.
일제 강점기에는 두레, 계, 향약 등 협동조직들이 근대적 제도로서의 협동조합으로 발전하는 것을 억제했다. 일제는 국가의 강압적 권력을 이용해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라는 미풍은 없애버리고, ‘사업과 조직형식’만 협동조합의 원리를 차용한 서구식 관변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1945년 광복을 맞이하면서 좌익농민단체인 전국농민조합총연맹은 330만 회원을 바탕으로 1,745 읍면지회를 동원하여 협동조합전국연합회 발기회를 구성했다. 우익농민단체인 대한독립농민총연맹도 지역단위에서 농민후생조합을 조직해 오다가 1951년에는 읍면단위 농업협동조합 발기대회를 갖고 농업협동조합중앙연합회를 결성했다.
1961년 중농정책을 표방한 군사정부가 6월 농협과 농업은행의 통합을 의결하면서  8월 140개소의 군조합, 21,042개소의 이동조합, 101개소의 특수조합으로 구성된 3단계 계통조직을 갖추고 농협중앙회가 출범했다.
1961년 산림조합법이 제정되면서 산림조합은 특수법인으로서 설립근거가 마련되었으며, 1962년 5월 대한산림조합연합회가 정식으로 발족했다. 발족 당시 도지부는 9개소, 시군조합은 159개소, 이동산림계는 21,716개가 운영되었다.
1962년 2월 수산업협동조합법이 통과되고 기존의 수산단체들을 정비하면서 지구어협 88개소, 업종어협 12개소, 제조업협동조합 2개소를 회원조합으로 하여 1962년 4월 1일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가 발족했다.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이 시행되면서 생협이 생겼다. 법 시행후  9년간 약 50만 명으로 조합원이 늘었다. 대표적 생협은 한살림·iCOOP·두레·여성민우회 등이 있다. 
신용협동조합으로 분류되는 것은 신협과 새마을금고이지만, 우리나라는 농협, 수협 등 생산자협동조합도 신용사업을 겸영한다.
협동조합금융의 총자산은 농협이 전체의 60%를 차지하며, 새마을금고, 신협 순이다.
우리나라의 협동조합은 중소기업협동조합법, 농업협동조합법, 수산업협동조합법, 신용협동조합법, 새마을금고법,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산림조합법, 엽연초생산협동조합법 등 8개 근거 법령에 따라 설립되고 운영되었다.
이들 조합 법인들은 협동조합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상실한 채 자본주의의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질되었다. 어떤 사회학자는 "협동조합기본법 도입 이전에 만들어진 조합들은 주식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린 조합의 지주회사화,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발행을 통한 자본 조달, 금융화 시대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기업가 정신 등을 추구하는 변종 협동조합"이라고 지적했다.
변종 협동조합은 다양한 폐단을 낳았다. 자산 240조 원의 농협은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의 향상과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한다"라는 농업협동조합법의 목적을 경시했다. 농헙하나로마트와 하나로클럽으로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려던 본래의 취지는 대형마트나 SSM(기업형 슈퍼마켓)과 유사한 유통구조를 추구하는 자본주의 기업으로 변질되어갔다. 

 

협동조합 정신을 되찾자
기존 협동조합들은 "자주, 자립, 자치" 등 협동조합의 기본 원칙에 충실하기 보다는  자본주의의 모순과 폐단을 그대로 답습하는 성향을 보였다.
2011년 12월 협동조합을 활성화하고, 이종협동조합간의 협동을 촉진시킬 수 있는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었다. 9개월 만에 2,388개의 다양한 협동조합이 생겼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년간 협동조합을 8,000개까지 확대하고 경제규모를 지역내 총생산(GRDP) 5% 규모인 14조3700여억 원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람들은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금융지원, 세제혜택 등 정부의 지원이 있는 것으로 기대했다.
기획재정부는 "협동조합기본법이 "자주, 자립, 자치"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어떻게 정부가 예산지원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겠느냐"며 "예산지원은 절대 없을 것이며, 협동조합 설립에 필요한 일반인들의 인식제고를 위한 교육, 홍보 등의 지원 안은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17개 시·도의 협동조합 담당자들은 법인 설립에 따른 정부의 지원 여부에 대해 민원들이 가장 많다고 밝혔다. 어떤 사람은 정부에서 아무 지원도 해주지 않는데 왜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협동조합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는 협동조합의 성장과 활성화를 목표로 협동조합에 대한 각종 행․재정적 지원을 포함한 종합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담았다.
서울시의 조례가 통과됨에 따라 그동안 "예산지원 절대불가"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던 기획재정부도 "직접 지원이든 간접 지원이든 지자체가 결정할 부분이며 법적으로 못 박은 것은 아니다"라며 한 발 물러났다.
신용보증기금은 사회 통합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업자협동조합에 대해 특화보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협동조합 희망보증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사업자들이 모여서 설립한 협동조합인, 제조업·도매업·유망서비스업·콘텐츠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협동조합은 최대 1억원까지 보증을 지원받을 수 있다.
캐나다의 경우 일반협동조합 설립 초창기부터 예산지원 등을 하는 등 정부가 주도적으로 앞장선다. 협동조합은 상대적 약자가 더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해 뭉친 조직이므로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우리나라에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협동조합에 대한 지자체나 정부의 지원정책은 협동조합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올바른 협동조합의 안착은 자조, 자기책임, 민주주의, 평등, 공정, 연대, 정직, 공개, 사회적 책임, 타인에 대한 배려 등 협동조합이 추구하는 인본주의적인 가치에 대한 인식이나 공감에서 출발해야 한다.

 

 

협동조합을 잘 운영하려면?
협동조합의 자주, 자립, 자치의 정신은 협동조합의 근본이며 협동조합의 정체성이다. 협동조합은 아무리 좋은 경영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고 협동조합이 추구하는 가치 내지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협동조합의 정체성은 표류하고 만다.
협동조합의 수익은 기업과 마찬가지로 매입가,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의 총액인  매출액, 임금 및 일반관리비 등 비용에 의해 결정된다.
협동조합은 자본을 위해 사람을 자원화하는 자본주의 조직이 아니라, 경제적 약자가 뭉쳐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려는 인본주의 조직이므로 임금을 크게 낮출 수는 없다. 비용은 그대로이지만 협동조합도 시장에서 자본주의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사업자 협동조합에서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무작정 높이면 시장경쟁에서 밀린다. 인건비, 임대료 등 유지비용은 조직이 커지면서 점점 커진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아니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제품의 품질을 높이던지, 가격을 낮추던지, 서비스를 개선하여 고객이 느낄 경제적 가치, 기능적 가치, 심리적 가치, 교육적 가치, 정보적 가치, 오락적 가치를 창출하고 고객이 가치를 공유하도록 소통 해야 한다. 결국 인본주의 조직인 협동조합도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거나 경영혁신을 이루어야 하는 자본주의 기업의 경영방식을 차용해야한다.
자본주의 기업과 다른 협동조합의 지배구조는 이중적인 성격을 가진다. 1인 1표라는 민주적인 지배구조는,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협동조합 경영에 어려움을 줄 수도 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과 조합대표가 상호 견제와 상생을 동시에 이루어야 한다.조합원, 조합대표, 전문경영인 삼자 구조로 가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의 조직은 조합원인 시민과 구단주, 감독으로 구성된다. 선수기용과 팀 운영을 감독의 고유 권한으로 위임했기에 배가 산으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협동조합은 상부상조를 위한 조직이다. 조합에 대한 기여 없이 혜택만 보려는 조합원은 극소로 줄거나 없어져야 한다. 반면 조합의 성과에 기여한 조합원에게는 그만큼의 혜택과 책임이 주어지도록 정관 규약 등에 명시해야 한다.
협동조합은 시장경제를 대체할 대안이 될 수는 없다. 협동조합은 경제적인 문제를 풀기위해 기존 시장경제 질서에서 출발한 또 다른 기업이다. 협동조합설립을 위해 필요한 지식은 마케팅, 경영전략 등 경영학 일반과 협동조합 실전 경영사례 분석 등 협동조합 특성화 강의의 결합이다. 
협동조합을 잘 운영하려면 호혜적,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려는 인본주위에 의한 사회공헌 마인드와 영리를 추구하는 자본주의 기업가 정신이 동시에 요구된다. 협동조합은 기존의 기업들과 공존하며, 기존 질서 내에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며 발전해 가야한다.


세상에 인재를 더 하려는 열린 연구소 益才疏通硏究所
所長 오익재(ukclab@nate.com

오익재의 월요컬럼은 투데이신문www.ntoday.co.kr 에 매주 월요일 기고됩니다.

태그  오익재 컬럼,소통연구소,사회적협동조합,투데이신문,소비자협동조합
 이전기사      다음기사   메일       인쇄       스크랩
  목록으로 수정    삭제
덧글쓰기 댓글공유 URL : http://bit.ly/2ozptG 
등록된 덧글이 없습니다.
축제포토 더보기
인터뷰  
이천쌀문화축제 연규철 팀장
전통의맛과멋,그리고미소를전하는이천쌀...
인기뉴스 더보기
[오익재 칼럼] 소통과 사업소통은 ...
포천시민참여형 실경뮤지컬 화적연...
장성황룡강가을꽃축제 9일간 49만 ...
축제리뷰 더보기
강경젓갈축제 상월고구마 찰떡궁...
봉평장 갔다가 효석문화제 보며 ...
락샤르키무용협회 2024 EODF 벨...
강북구의 새로운 저력 백맥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