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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익재칼럼] 이제는 사회적기업을 정리할 때인가
TheFestival 기자    2013-10-13 23:01 죄회수  4182 추천수 2 덧글수 1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한 지역 언론사에 의하면 2013년 9월 인천에는 사회적 기업 44곳과 예비 사회적 기업 79곳이 있지만, 상당수는 기업을 유지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며 이제는 모든 사회적 기업을 "정리"할 때라 한다. 전국적으로 사회적 기업이 우후죽순처럼 나왔지만, 이 중 자리를 잡아 살아남은 곳은 몇 안 되므로 결국 국가 예산만 낭비한 셈이라는 이유에서다. 무분별한 선정과 지원이 이런 결과를 낳았으며, 지원금만 노려 챙기는 비양심적 기업가들도 있다고 한다.

 

외국의 사회적 기업은 어떤가?
2013년 영국 사회적기업의 규모와 경영 성과보고서(State of Social Enterprise Survey 2013)에 따르면 영국에서 활동 중인 사회적 기업은 7만 개이다. 영국 사회적 기업에서는 100만 개의 일자리, 240억 파운드(42조억 원)의 매출이 창출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영국의 사회적 기업은 소규모 또는 매우 영세한 수준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영국의 사회적 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용노동부는 2017년까지 사회적 기업을 3000개로 늘려 10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고 사회적 기업 일자리도 50만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다른 언론사는 “사회적 기업으로 과연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지, 그리고 그 일자리가 과연 ‘좋은’ 일자리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고 주장한다.

 

대기업의 사회적 기업 진출
교보생명은 ‘03년 ‘교보다솜이간병봉사단’을 시작해 ‘07년 10월 ‘다솜이재단’으로 전환, 11월에는 정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재)다솜이재단은 여성 가장들에겐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고, 저소득층 환자에겐 무료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간병봉사단이다. 사회적 기업으로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일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유료 간병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 밖에도 은퇴 노인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해 사회참여의 길을 열어주는 ‘숲자라미’, 소년소녀가장의 생활, 교육, 의료 등을 지원하는 ‘사랑의 띠 잇기’ 등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12년 마분(馬糞)을 활용해 비료를 생산하는 "에코 그린팜"과 장애청년 바리스타들의 "나는 카페"를 직접 설립·지원해 예비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등을 생산하며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채용하는  ㈜이지무브에 출연하고,  ‘10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SK 행복나래(주)는 ‘13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은 MRO유통기업이다. 행복나래(주)는 영리기업계열사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한 사례로서, 영리기업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 연 매출 1500억원이 넘는다.
MRO란 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s(유지, 보수, 운전)의 약자로 생산에 직접 소요되는 원자재를 제외한 비전략적 간접자재를 의미한다. 생산에 직접 소요되는 물품은 아니지만 회사의 경영 및 생산 활동을 위해 꼭 필요한 물품인 사무용품에서부터 시설물을 유지 보수하는데 사용되는 자재, 소모성 자재, 설비 등을 통틀어 지칭한다. 볼펜, 사무기기, 컴퓨터 및 주변기기 등의 사무용품, 베어링, 벨트, 오일실, 공구, 실린더, 전기스위치 등의 유지보수자재, 윤활유, 세척제, 휴지, 청소용 타월 등의 소모성 자재, 시험기기, 포크레인, 측정기 등의 단품 설비, 기타 화공약품 및 시약 등이 해당된다. 
한화그룹은 대기업 골목상권 침범 논란이 일자 커피사업 부문 "빈스앤베리즈"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한다.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으면 커피 사업의 운영과 발생 수익 모두를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환원할 예정이다. 한화는 "사회적기업 운영을 통해 한부모 가족 등 취약계층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자립을 돕겠다"고 한다.
효성그룹은 장애인 등 취업이 어려운 취약 계층을 고용해 생활 안정에 도움을 주고,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 "효성굿윌스토어"를 설립했다. 굿윌스토어는 기부와 자원 재활용, 일자리 창출을 융합한 비즈니스 모델인 미국 굿윌스토어를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도입한 사회적 기업이다. 효성은 함께하는 재단이 추천한 취약계층 7명과 매장인력 3명을 채용해 총 1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이후 장애인직업재활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복지법인 에덴복지재단에서 추천한 인력을 포함, 추가로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함께하는 재단을 비롯한 비영리단체들은 전국에 굿윌스토어 10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의 일환으로 사업 내용은 우수하지만 자금이나 경영 노하우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예비 사회적기업을 발굴해 경쟁력 있는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06년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을 세워 빈곤 퇴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사회적 기업가인 무하마드 유누스 교수는 사회적기업이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대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누스 교수는 "행복나래와 같이 "사회적기업을 돕는 사회적기업 모델"은 향후 확장성이 있는 플랫폼으로서 글로벌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사회적 기업 인프라 지원
장대철 KAIST 경영대학원 교수는 “정부 지원이 급격히 증가하자 사회적 기업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마저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된 후 급하게 시장에 들어서게 된 것이 문제”라며 “현재의 기업 위주 정책에서는 사회적 기업가를 육성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장교수는 “대기업, 공기업, 사회적 기업을 돕는 기관들은 사회공헌 차원으로 사회적 기업에 접근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기업과 협업을 통해 함께 발전해 나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SK는 사회적 기업을 직접 설립하거나, 사회적 기업 구매 지원은 물론, 사회적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인프라 지원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단순 기부에 비해 사회적 기업은 수십배의 가치를 창출한다."고 주장한다.
SK행복나눔재단이 시행하는 유망한 사회적기업 발굴 프로그램인 ‘세상 콘테스트’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기업 관련 사업 공모전이다.
세상 콘테스트는 사회적기업의 성장 단계별 지원을 위해 ‘스타트업 사회적기업’(연 매출 1억 미만)부문과 ‘성장기 사회적 기업’(연 매출 1억 이상 또는 설립 3년 이상)부문 등 2개 부문으로 참가팀을 나눠 심사, 수상 기업을 선정한다.
‘세상 콘테스트’는 2009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현재 9회 대회가 진행 중이다.
SK는 KAIST와 함께 사회적 기업가 MBA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사회적 기업가 교육과정은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기업적 방법으로 해결해나가는 기업가적 자질과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과정이다. 2년 전일제 과정으로 1년차에는 재무, 생산전략, 공급관리, 조직관리 등의 경영 기초과목을 수강하고 사회적기업 창업을 위한 소셜이슈 분석, 사업 아이디어의 발굴에 집중한다. 2년차에는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고 실제 사회적기업 창업 및 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을 학습한다.
LG전자는 친환경분야의 예비 사회적기업 대표, 학계, 정부기관 관계자 등 20여 명에게 태국 방콕, 치앙마이 지역으로 초청해 친환경경영 혁신사례를 벤치마킹하는 연수기회를 제공했다.
태국은 정부주도로 사회적 기업을 적극 육성하는 국가다. 대다수 사회적 기업이 친환경 사업 아이템으로 우수한 사업성과를 거두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연수단은 바이오매스 발전소(열 분해한 식물이나 미생물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를 운영하는 ‘수프림(Supreme)’ 신재생 에너지 회사를 방문해 경영 노하우를 탐구한다. 이 회사는 농업부산물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전력을 생산, 판매해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 공동체의 교육 및 보건 발전에 재투자하고 있다.
LG전자의 지원으로 태국 현지에 친환경 테마의 식당을 연 국내 예비사회적기업 ㈜오요리아시아의 사업장을 방문, 해외 사업 운영 방안을 벤치마킹한다. 이 식당은 치앙마이 지역의 농수산물만을 활용하고 현지 다문화가정 여성을 고용해 지역경제 선순환과 기업영리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방문일정에 잡힌 태국의 사회적 기업 지원 기관인 ‘체인지퓨전(Change Fusion)’은 사회적 기업에 경영혁신모델을 제시하고 투자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기업 및 기업가 양성에 주력하는 기관이다.
한국전력은 (재)함께일하는재단과 함께 사회적기업 성장 모멘텀을 제공할 ‘협동조합 비즈니스 모델·발굴 사업’ 9개사 및 ‘KEPCO 희망카페 설립 사업’ 1개사를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한전은 이들 사회적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선도해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부응해 나갈 방침이다. 지원사업 규모는 5억원으로 9개 협동조합에 4억원, 희망카페 1호점에 1억원을 지원한다. 협동조합 업체별로는 1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한다. 한전은 선정된 사업에 대한 전문교육 및 사업 정착을 위한 컨설팅 등 협동조합이 설립·정착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후원할 예정이다.
SH공사는 집수리분야 사회적기업과 함께 임대주택 입주민을 대상으로 취업 희망자를 모집해 교육한 뒤 관련 일자리를 제공한다.
교육대상자로 선정된 입주민은 두달간 도배·장판 등 집수리 공사 기술 교육을 받게 된다. 주중 나흘은 사회적기업에서 수습근무를 하고 주말에는 집수리 기술교육을 받는다. 교육 수료 후에는 사회적기업에 채용된다.
SH공사는 지난 2011년 이 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23명이 사회적 기업에 근무 중이며 ‘13년 채용 목표는 30명이다.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는 제주마축제 기간 중 제주경마공원에서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와 함께하는 사회적 기업 박람회"를 개최한다.

 

사회적 기업 구매지원
전남 광양지역에서 활동 중인 포스코 건설 , 포스코휴먼스 , 포스코켐텍 등 광양에 사업장을 둔 기업들은 사회적 기업을 돕는 1사 1사회적 기업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회적 기업 60여 곳의 안정적인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 생산물품 우선 사주기 운동 등을 수년째 전개하고 있다.
2011년부터 사회적기업을 돕기 시작한 포스코 패밀리사는 2012년 7억5000만원, 13년 8억여원 등 사회적기업들이 생산한 물품을 꾸준히 구매했다.
"물품 우선구매 외에도 혁신, IT, 회계, 마케팅 등 경영지원과 시설투자와 물자를 지원하는 투자지원도 함께 펼치고 있다"고 한다.
한국마사회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국 사회적 기업진흥원과 손잡고 과천 서울경마공원 럭키빌 컨벤션홀에서 "36.5 사회적 기업 구매 상담회"를 열었다.
"36.5 사회적 기업 구매 상담회"는 공공기관의 일선 담당자들에게 사회적 기업 생산품과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높여 실질적인 구매를 유도하고, 사회적 기업의 판로를 지원해 자립과 성장을 돕기 위한 것이다. 구매 상담회는 가사 간병, 공정여행, 청소, 윤리적 패션, 그린 IT 등 사회적 기업 업종별 사업 제안과 함께 공정무역 커피, 화장품, 의류 등 사회적 기업 제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전시회와 업체별 2분 스피치, 1:1 맞춤형 상담의 순서로 이어졌다.
애경은 주방세제를 생산하는 중증장애인 다수고용사업장 ‘형원’의 외주생산 능력을 높이기 위해 8개월간 컨설팅을 진행하고, 제품 판매에 들어간다. 지원 사업은 단순히 일감을 주는 것을 넘어 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 목적이다.
애경의 품질관리, 연구소, 마케팅 부서 실무진은 경기 파주에 있는 형원 사업장을 20차례 이상 찾아가 생산설비와 원료설비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동일한 품질의 제품이 대량 생산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도 개선했다. 형원이 출시하는 14㎏짜리 ‘트리오 브라보’는 애경 식자재 총판을 통해 관련 업체에 납품되며 애경이 자체 생산한 제품과 동일하게 경쟁하게 된다.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성
좋은 기업은 매출과 이익을 많이 내며 가파르게 성장한다. 수출을 포함한 총매출과 자산규모는 기업의 위상을 판단하는 잣대이다. 이익을 많이 남겨 주주들에게는 높은 배당을 하고 종업원들에게 많은 급여와 보너스를 준다. 좋은 기업은 어렵게 벌어 남은 돈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한다.
사회적기업도 사회공헌 활동을 한다. 사회적 기업에는 남는 돈이 없다. 사회적 기업은 구조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며, 경제민주화를 추구한다. 사회적 기업은 올바르다고 믿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경제활동을 한다. 만일 취약계층의 실업 등 사회문제가 없어진다면 사회적 기업의 존재는 무의미해진다.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이지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사회적기업의 문제는 자본주의 기업의 방식으로 풀어야 할 것이다.

 

 

세상에 인재를 더 하려는 열린 연구소 益才疏通硏究所·所長 오익재(ukclab@nate.com

태그  사회적 기업,협동조합,소통연구소,오익재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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