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하면 위례백제, 웅진백제, 사비백제가 전부인 줄 알지만 백제인이 꿈꾸던 미래의 왕궁은 익산에 있었다. 백제 무왕이 만든 왕궁 덕에 동네 이름도 왕궁리요 백제 멸망 후에 백제 최대의 사찰이 세워졌던 절 터인 미륵사지와 함께 익산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기리고자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가 된 것이다.
금마면 익산 미륵사지(사적 150호)에 있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은 무왕 때 건립된 국내 최대 석탑이다. 미륵사지는 선화공주와의 순애보로 유명한 서동요의 주인공 무왕의 깊은 불심과 대백제 문화와 경제의 부강함이 간직해 있는 곳이다.
동북아 최대의 교역국인 백제의 융성했던 시절도 우리 국민이 알아 줬으면 좋겠다.
익산 백제왕궁터의 왕궁리유적에 색다른 야간 풍경과 역사가 있는 밤문화를 축제 프로그램으로 담아낸 익산문화재야행은 4월 12~13일 양일간 봄밤을 즐기는 시민과 관광객으로 성황을 이뤘다.
밤에 문화 유적지를 거닐며 자연스럽게 공부하고 즐겁게 밤경치를 탐하는 감성 축제 문화재야행은 올해 우리나라 전역에서 27개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전라북도에는 27개 야행 프로그램 중에 5개나 몰려 있다. 군산, 전주, 김제, 고창 그리고 익산이다.
전북이 점점 흥미로워진다.
익산문화재야행의 이름도 흥미롭다.
"백제무왕은 아름다운 왕국을 왜 익산에 지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끌리게 하는 매력을 지닌 네이밍이다.
야행에는 일반적으로 팔야(八夜) 프로그램을 내 놓고 있다.
야경(夜景), 야로(夜路), 야사(夜史), 야화(夜畵), 야설(夜說), 야식(夜食), 야시(夜市), 야숙(夜宿)
夜行은 이러한 8夜를 주제로 다양한 콘텐츠를 구성하여 선보인다.
익산야행은 프로그램의 문화성, 예술성, 사회성에 집중하며
공식 개막식과 의전도 대폭 축소하는 등 선진형 축제운영이 빛났다고 본다.
전년 행사의 평가 피드백을 받아 꾸준히 컨설팅과 모니터링의 혜택을 받아 참여형과 체험형 위주의 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뤘다.
문화유산 환상의 VR이라는 디지털 체험, 주물 공예를 활용한 ‘백제공방 체험, 백제느낌과 전통문화를 담아가는 포토존 등이 산뜻한 매력을 풍긴다.
백제왕궁 후원의 산책도 문화해설사와 함께 할 수 있어 공부가 된다. 벚꽃이 한창이다. 국악기 소리 들으며 벚꽃놀이를 겸하며 무왕의 품위를 따라해 본다.
왕궁리 유적과 빛의 조화가 예술로 탄생한 ‘어화등등 유등산책’, ‘구르미 그린 달빛 포토존’, ‘백제후원 연꽃등 띄우기’ 등의 차별화된 익산야행 프로그램을 경험해 본다.
‘천년기원 탑돌이’는 나도 모르게 행렬에 따르도록 만드는 매력이 있다. 미리 참가신청을 해야 한다. 백제 전통 의복을 입고 왕궁리 석탑 주변을 돌며 소원을 비는 행사인데 백제무왕 부부와 함께 사진에 찍혀 신문에 나온다니 기쁘지 아니한가?
아이들은 그림그리기 체험에 푹 빠진다. 그림 속에 이야기가 배어 있어 몰입도가 높은 프로그램들이다.
이 야행의 또 다른 특징은 주민참여형 야행으로 주목을 받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바로 옆의 탑리마을 전체가 야행장소로 전면 개방되었다. 마을 골목이 허름허름 썩음썩음한데,
그래도 대형 문화재와 함께 숨쉬어 가며 살면서 문화재 사랑을 키워온 주민들이기에
야행을 즐기는 관광객들은 탑리마을에서
뭔가 꼭 사 먹고 가고, 농산물도 팔아주고..
하는 책임감이 느껴질 것이다.
공연도 볼 만하다. 이리농악대는 정말 신들린 무형 문화재이며 국가무형문화재인 이리향제줄풍류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 익산목발노래, 익산 기세배 놀이까지 관광객을 떠나지 못하게 한다.
품격 높은 버스킹 공연도 발길을 멈추게 했다.
어설픈 칠공팔공 통기타 가수보다
밤하늘에 울려 퍼지는 해금연주와 거문고 합주도 있고
왕궁터와 어울리는 클라식 음악이 있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야행이 끝나고 익산시에서 매주말 야행을 열기로 했단다. 이런 기사가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 "익산문화재 야행, 상설화 방안마련"
//www.fnnews.com/news/201904151559123813
전북 익산시가 주관하고 문화재청과 전북도가 후원하는 "2019 익산문화재 야행"이었다.
2019년 4월 봄밤에 예상인원을 훨씬 웃도는 1만7000여명의 방문객과 관광객이 참여해 37개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이 펼쳐졌다고 익산시는 발표했다.
특히 차별화된 익산의 역사문화유산 콘텐츠로 지역주민이 참여하는‘고도리 석불연인의 사랑이야기’,‘왕궁에서 즐기는 공방체험’,‘미션, 무왕을 찾아라’, ‘꽃등 만들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탑리마을의 야행은 도심형 야행과 달리 농촌마을길을 이용한 농촌형 야행으로 좋은 사례를 남기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농간 문화격차 해소에 문화재가 기여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