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3월 1일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지 딱 100년이 지났다. 우리는 이를 3.1운동이라 불러왔고 3.1정신을 민족정신의 최고 가치로 가르쳐 왔다. 이제 3.1혁명이라 칭하자고 하는 움직임이 국민 여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 가장 먼저 나오는 3.1운동은 대한민국의 핵심 정신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제헌 이전의 최초 헌법 초안에는 <3·1 혁명>으로 시작 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식민통치로부터 벗어나 조선인이 자주민으로서 독립을 이룬다는 걸 선포한 것이고, 자유와 민주와 평등을 바탕으로 하여 "제국"이 아니라 "민국"의 시대로 갔다는 것이 큰 의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영토 의 기반이 없던 상해 임시정부는 국가의 자격을 갖지 못했고, 외세에 대한 저항을 "혁명"으로 부르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 우세하여 "삼일운동", "삼일절"이라는 말 밖에 쓸 수가 없게 된 것이었다고 한다.
통치지배계층이 지켜내지 못한 나라의 주권을 백성의 힘으로 되찾으려 한 시도가 삼일운동이요 이 것이 민주공화국의 시발이 된 것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기에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의 역사책을 다시 써야 되지 않나 생각을 해 본다.
1943년에 임시정부 주석 김구는 이렇게 말했다.
"3·1대혁명은 독립을 목표로 한 민족혁명이요 민족의 부흥과 재생을 위한 자발적 운동으로서, 단순한 반일 부국만이 아니고 민족 오천년 정기가 새로운 빛을 얻어 민족부흥과 국가재생의 정신적 기초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국경일 이름도 광복절, 제헌절, 개천절 등에 비해 좀 떨어진 듯한 삼일절 밖에 되지 않은 것도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이제 삼일정신의 위상을 더 높여야 하지 않을까?
4.19 정신보다 3.1정신이 더 위대하지 않은가? 5.18보다도 더 높고 오히려 8.15보다도 더 의미있는 민주주의 효시가 아닌가?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가 삼일절에 기록을 보여줬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은 날, 하루 동안 영화 "사바하"를 2위로 밀어 내고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한 것이다. 2월 27일 개봉하여 불과 3일 만에 1위 등극한 것도 우리 민족의 핏속엔 뭔가 대단한 나라사랑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영화 "항거"는 서대문 감옥 8호실 좁은 방에서 지내던 유관순과 여성들의 이야기 1년간 스토리가 담겨져 있다고 한다. 국민으로서 안 볼 수 없는 영화다.
누구나 태극기를 들고 나와 나라사랑을 표방했지만 이념적 갈등과 정치적 목적이 삼일정신을 넘어서 태극기 의미를 퇴색케 하기도 한 하루였다.
현직 대통령에 힘을 실어 줘 온국민이 힘을 합쳐 친일청산하고 이념대결 없애자는 단체들의 이야기도 맞는 말이었다.
어떻게 지켜온 자유대한민국인데 안보와 경제의 무능함을 드러낸다면 나라를 또 빼앗기게 되지 않겠느냐고 주장하는 집회도 규모가 작지 않았다.
삼일만세운동하는데 왠 장례식인가? 고종의 국장 재현을 100년만에 한다는 것인데 하얀 천을 바라봐야 하는 시민들의 눈살은 약간 찌그러졌다. 그러나 주최측은 고종의 국장이 있어서 만세운동이 가능했다고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했다. 고종의 죽음이 있었기에 국민적 울분이 발의되었고, 그때 국장 장례식이 있었기 때문에 3.1운동을 위한 합법적 공간이 확보되었으며, 덕수궁에 모인 많은 추모객들이 만세 운동에 가담한 것이라고 말해 역사적 교훈을 얻기도 했다.
3.1 백주년 맞이 만북울림 !
10000북이 울렸다. 다시 백년의 역사에 남을 자유와 평화를 울린 만명의 북 행진이 펼쳐졌다. 광화문과 세종로, 종로통 등 거리에 북소리가 진동하며 시끄러운 하루가 지나갔다. 돈도 좀 많이 썼겠다. 예술가들이 총 출동했는데, 그들의 마당을 제대로 깔아주진 못한 듯했다.
삼일운동으로 하나가 된 민주주의 사회인데 아직도 우리 마음엔 삼팔선이 그어져 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