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회째 맞은 대전뿌리문화축제에 17만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성씨의 뿌리를 찾는 묘한 의미의 축제지만 세계최초이자 국내유일의 성씨테마축제라는 점에서 축제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뿌리문화의 대향연으로 손색이 없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다. 

대학생 뿌리가요제가 젊은이들을 수변무대로 불러들였고, 어린이 효(孝)인형극 가족뮤지컬 <오즈의 마법사>, 창작뮤지컬 <미륵원 이야기> 등에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는 수준 높은 예술성도 보였다는 평이다.

뿌리사랑음악회, 뿌리국악한마당 등 공연도 관객동원 능력을 과시했으며, 군악대공연이나 한 밤의 물위에서 보여 준 선유불꽃놀이도 축제를 알차게 만드는 데 한 몫 했다. 

100여 문중이 참여한 문중퍼레이드는 최대의 인력이 동원된 행사였으며, 문중체험관을 운영하는 집안이 늘어나며 내 본관의 뿌리를 찾아보려는 축제참가자들이 많아졌다. 자신의 문중이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대한민국성씨이야기 전시행사를 통해 뿌리, 전통 등을 접할 수 있게 했다.  

전통적인 I.D.카드인 호패를 발급하여 축제를 참여케 했고, 엽전을 화폐로 사용케 함으로써 시대체험도 가능케 한 게 특징이다. 엽전은 한 냥이 천원의 가치를 지녀 주막이나 먹거리장터에서 쓰게 했고 유료체험장의 입장료로도 쓰게 했다.

엽전을 모으는 방법도 이 축제의 색다른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보물찾기처럼 숲 속에 있는 성씨비를  돌아다니며 스탬프를 찾아 도장을 찍고, 각 문중체험관을 돌아다니며 스탬프를 찍어 가면 엽전을 모을 수 있다.  

또한 역사 속의 인물을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그 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그들이 내는 문제를 맞히면 엽전을 주기도 한다. 흥미있는 축제프로그램이다.

관혼상제를 보고 배우는 것이 대단한 교육효과를 보였다고 학부모들은 말했다. 혼인예식, 제례의식 꽃상여 장례식 등 전통 관혼상제를 효과적인 시청각 교육으로 재현하였다.  

여성  어름산이 줄꾼 박선미씨의 외줄타기 공연은 수준 높은 묘기와 병행하여 구수한 사투리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구름같은 관객을 동원했다. 이를 보고 바로 외줄타기체험장에 부모 손 잡고 줄타기체험하는 어린이들이 줄을 이었다. 

웃다리풍물, 들말두레소리, 부사칠석놀이 등 전통놀이 공연도 꽤 수준이 높았다. 다른 지역축제처럼 붕어빵식의 베끼기 프로그램이  아니라 섬세한 프로그램 기획력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 보였다. 

무형문화재 매사냥을 볼 수 있었다. 꿩을 잡아 먹는 매의 날렵한 모습을 볼 수 있는 매사냥은 유네스코지정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매사냥 뿐 아니라 단청장 초고장 등의 즐길 거리가 추억만들기에 큰 역할을 해 줬다. 잠깐 들렀다 가는 축제가 아니라 하루종일 지루하지 않게 전통대장간체험 수지침 어의진료 전통놀이 등 여러가지 체험을 통해 시민들을 붙잡았다. 

대전뿌리공원은 주차시설이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어서 이 곳을 찾는 이들의 불편이 없게 만들었다.  

셔틀버스운영이 큰 효과를 보았다. 대전버스터미널, 대전역, 서대전역, 산성초등학교 등에서 무료 승하차할 수 있는 셔틀버스시스템이 많은 관광객 유치에 한 몫을 하고 있었다.

메인 무대의 축제 분위기의 일탈성을 폭발적으로 끌어 올리는 메인공연이 없었음이 좀 아쉬웠고, 그늘이 없는 땡볕에서의 행사가 많아 개선의 여지가 보였다. 축제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여 대전광역시 대표축제로 발돋움할 것을 기대해 본다.

문화관광축제의 유망축제였던 대전뿌리문화축제가 다시 유망축제나 우수축제로 등극하는데 손색이 없는 축제기획력을 보았다.